부정 대출 문제로 흔들리는 스루가 은행이 일본 축구계에서 완전히 발을 뺀다는 사실이 석간 후지의 취재로 밝혀졌다.
YBC 르방 컵 우승팀과 코파 수다메리카나 우승팀이 맞대결하는 스루가 은행 챔피언십의 타이틀 스폰서와 일왕배 특별 협찬을 맡고 있는 스루가 은행이 발을 뺀다면 총 5억엔 이상의 스폰서 금액이 사라질 전망이다. 게다가 스루가 은행에서 부정 대출을 받아 고액의 채무를 진 J리거는 10명 전후(은퇴 선수 포함) 정도일 것으로 보여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석간 후지 편집위원 쿠보 타케시)
"스루가 은행이 챔피언십 타이틀 스폰서와 일왕배 특별 협찬을 하지 않는 것은 틀림없다" 며 일본축구협회 간부가 어두운 표정으로 밝혔다.
일본 축구계와 스루가 은행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월 관계' 에 있었다. 스루가 은행 창업자 출신으로 1985년 불과 40세에 대표로 취임한 오카노 미츠요시(73) 가 게이오 대학 축구부 출신이라는 점도 있어 축구 도시인 시즈오카 축구대회의 스폰서를 이어오고 있었다.
2008년부터는 "J리그 클럽이 세계에 통용하는 빅클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장 발판이 되길 바란다"(오카노) 면서 스루가 은행 챔피언십을 만들었고, 일왕배의 특별 협찬사도 되었다.
스루가 은행 챔피언십은 매년 여름 개최되는데, 올해는 8월 8일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에서 아르헨티나의 인디펜디엔테가 작년 르방 컵 우승팀 세레소 오사카를 1-0으로 제압했다.
작년 여름에는 2016년 비행가 추락 사고로 선수 등 총 47명이 목숨을 잃은 샤페코엔시(브라질) 이 출전하면서 화제가 되었다.(우라와 레즈에게 0-1 패배)
한편 올해 르방 컵 결승은 지난 27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려, 과거 수차례 도산 위기에 빠진 쇼난 벨마레가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1-0으로 꺾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예년이라면 결승전이 끝난 후 다음 해 여름 스루가 은행 챔피언십의 개최 요항이 발표되지만, J리그 측은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발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루가 은행은 여성 전용 쉐어하우스 '카보차노 마차' 를 둘러싼 부정 대출이 발각되어 오카노 대표는 9월 대표 겸 CEO에서 사임했다. 그리고 이번달 5일에는 금융청에서 투자용 부종산 대출의 신규 업무 6개월 정지 명령을 받아 11월 말까지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출토록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일본축구협회의 스하라 키요타카 전무이사는 "폭넓게 축구를 지원하고 있는 회사로 우선은 스루가 은행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협찬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대 과제는 2개 대회의 후임 스폰서를 물색하는 것이다. 특히 챔피언십은 "세계 축구계에 힘을 갖고 있는 남미축구연맹과의 관계도 있다. 간단히 (대회를) 없앨 수는 없다"(협회 간부) 라는 사정이 있다.
12월 24일(변경 가능성 있음) 결승전을 맞이하는 일왕배도 마찬가지다. 일왕배 개최 장소에는 특별 협찬사인 스루가 은행의 홍보 간판이 넘쳐난다. 결승전은 NHK 지상파 생중계가 결정되어 있어 상황이 좋지 않는 은행의 선전에도 일조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일본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스루가 은행에서 부정 대출을 받은 J리거는 10명 전후에 이르고, 예전 '미래의 일본 대표를 짊어진 수재' 로 기대받았지만, 부진에 빠져 현역에서 은퇴한 공격수를 비롯하여 한 칸토 지역의 J1리그 클럽에 소속했던 적이 있는 선수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선수들은 스루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스마트 데이즈사가 운영하는 쉐어하우스 '카보차노 마차' 를 구입했다. 하지만 입주율이 낮은데다 당초 30년 간이라는 임대료 보장이 3년 만에 정지되면 1명 당 수천만엔 이상의 채무를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와 연이 깊은 스루가 은행의 대출이라는 점에서 선수들은 경계심을 너무 풀었을 지도 모른다.
오카노 미츠요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 축구계에 은연하게 영향력을 끼쳐온 만 경위가 있는 만큼, '앞으로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라는 목소리도 있다.